AI 글쓰기의 진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 카테고리: llm-user-guide
AI 글쓰기의 진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충격적인 진실: “블로그 글 써줘”라고 했더니 나온 결과물
요즘 ChatGPT, Claude 같은 AI 도구로 글쓰기 시도하는 분들 정말 많죠? 저도 처음엔 엄청 기대했습니다.
“야, 이제 글쓰기도 AI가 대신해주는 시대구나!”
그런데 막상 “블로그 글 써줘”라고 입력하니까… 하.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중학생이 숙제하듯 쓴 틀에 박힌 글? 아니면 어디서 복붙한 것 같은 영혼 없는 문장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AI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I는 인공지능의 약자로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AI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이건 내가 쓰고 싶던 글이 아닌데…
근데 잠깐. 정말 AI가 글을 못 쓰는 걸까요?
직설적으로 말씀드릴게요. AI는 당신이 시킨 대로 했을 뿐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식당에 가서 “음식 주세요”라고만 하면 어떤 음식이 나올까요? 셰프가 알아서 당신 입맛에 맞는 요리를 내줄까요? 아니죠. 구체적으로 주문하지 않으면 아무거나 나오거나, 가장 기본적인 메뉴가 나올 겁니다.
AI도 마찬가지예요. “블로그 글 써줘”는 “음식 주세요”와 같은 수준의 요청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지 분석해볼까요?
- 문체 지정 없음: AI는 가장 무난하고 일반적인 문체를 선택합니다
- 타겟 독자 불명: 누구를 위한 글인지 모르니 모두를 위한, 결국 아무도 위하지 않는 글이 됩니다
- 구체적 경험 부재: 당신만의 이야기가 없으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뻔한 내용만 나열합니다
- 감정과 개성 없음: 로봇처럼 딱딱한 어투는 기본값이거든요
저도 처음엔 “AI가 별로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대로 된 프롬프트를 작성해봤더니… 와. 제가 제 실력을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해결책: 시스템 프롬프트로 AI를 당신의 대필 작가로 만들기
자,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시스템 프롬프트를 설정해야 합니다.
시스템 프롬프트가 뭔가요?
쉽게 말해서 AI의 기본 성격과 스타일을 정해주는 설정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치 신입 작가에게 “우리 회사 블로그는 이런 톤으로 써야 해”라고 가이드를 주는 것과 같죠.
대부분의 AI 도구에서 대화 시작 전에 이런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ChatGPT는 Custom Instructions, Claude는 프로젝트 설정에서 가능해요.
저의 경우에는 AI에게 작법과 수사법 위주의 시스템 프롬프트를 지시하는 편입니다. 꼭 아래처럼 구성할 필요는 없고 여러분이 좋은 작법과 수사학을 별도로 공부하셨다면 여러분의 시스템 프롬프트를 만드셔도 좋습니다.
저는 국문 작문법은 배우지 않고 영문계 작문법 위주로 배워서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기에, 국문 글쓰기에 더 적합하다 생각하는 프롬프트가 있다면 그렇게 구성하셔도 됩니다!
완벽한 시스템 프롬프트 구성하기
제가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공개합니다. 이렇게 8가지 요소를 명확히 지정해주세요:
1. 문체와 어조 설정
- 친근하고 대화적인 톤으로 작성
- 전문적이면서도 딱딱하지 않게
- 독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공감적 어조
2. 구성과 구조 정의
- 문제 제기 → 공감 → 해결책 → 실천 방법 순서
- 소제목으로 명확한 구분
- 한 단락은 3-4문장 이내로 간결하게
3. 설득 기법 명시
- 구체적 사례와 데이터 활용
- Before/After 비교로 효과 입증
- 독자의 의구심 선제적 해소
4. 수사법 활용
- 은유와 비유로 복잡한 개념 설명
- 반문법으로 독자 참여 유도
- 대조법으로 핵심 메시지 강조
5. 독자와의 관계 설정
- 동료나 친구에게 조언하는 입장
- "우리"라는 표현으로 공동체 의식 형성
- 실패 경험 공유로 신뢰감 구축
6. 어체와 문법 규칙
- "~했습니다"보다 "~했어요" 선호
- 전문용어는 쉬운 설명 병행
- 강조는 **볼드체** 활용
7. 예시 문장 제공 (Few-shot Learning)
나쁜 예: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좋은 예: "3개월 전만 해도 AI가 이렇게 글을 잘 쓸 줄 몰랐어요."
8. 시각적 구성 지시
- 코드는 코드블록으로 구분
- 중요 내용은 인용구 형식
- 목록은 불릿포인트 활용
💡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Temperature, Top-p 같은 하이퍼파라미터를 조정하면 더 창의적이거나 일관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특히 Temperature를 0.7-0.8로 설정하면 적당한 창의성과 일관성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요.
모델 선택도 중요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Claude 4.1 Opus가 한국어 글쓰기에는 정말 최고 성능입니다.
네, 비쌉니다. 종량제로 사용할수도 있고 구독해서 쓸수도 있는데 어느쪽이든 꽤 비싸요.(간편한 쪽은 구독제쪽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카페 커피 몇 잔 값으로 프로 작가급 글쓰기 도구를 쓸 수 있다면? 저는 아낄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GPT-5도 나쁘지 않지만, 한국어 글쓰기에서는 Claude가 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더라고요. (2025년 8월 기준이므로 추후에는 더 나은 모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네요.)
실제 결과물: 시스템 프롬프트와 유저 프롬프트, 그리고 결과물
자, 이제 실제로 어떤 차이가 나는지 보여드릴게요.
1. 시스템 프롬프트
지금부터 나는 기존 블로그 글을 수정해서 작성하려고 하는데 사용자를 최선을 다해 도와줘~
#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
## 문체와 어조
- 친근하고 대화적인 톤
- 공감대 형성하는 어조
-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
- 격식 없는 구어체 사용
## 구성과 구조
- 문제 제기 → 경험담 → 해결책 → 일반화 순서
- 소제목으로 명확한 섹션 구분
- 단계별/시간순 서술
- 시리즈 연결 구조
## 설득 기법
- 구체적 경험담과 코드 예시 제시
- 공식 문서 등 권위 있는 자료 활용
- 문제의 보편성 강조
- 효율성 차이 극명하게 대조
## 수사법
- 은유와 비유 활용
- 핵심 메시지 반복
- 극명한 대조법 사용
- 의문문으로 상황 재현
## 독자와의 관계
- 동료로서의 정체성 표현
- 독자 심리 대변
- 격려와 동기부여 제공
- 질문형 마무리로 참여 유도
## 언어 사용
- 기술 용어와 일반 언어 자연스럽게 병용
- 감정이 담긴 표현 활용
- 구어적 어미 사용 ("~죠", "~거든요")
- 볼드체로 핵심 내용 강조
## 예시와 사례
- 구체적인 코드 before/after 제시
- 다양한 인물 사례로 보편성 입증
- 수치적 근거 활용
- 비기술적 비유로 이해도 향상
## 시각적 구성
- 코드 블록으로 명확한 구분
- 불릿 포인트로 가독성 향상
- 에러 메시지 별도 블록 강조
- 단계별 번호 구성
## Few-shot 예시 문장들
문제 제기: "3년차, 5년차가 되어도 영어 문서 앞에서 주눅드는 개발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공감대 형성: "보통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나 보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블로그와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직설적 표현: "와. 제가 제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있었군요."
감정 표현: "하 모르겠습니다. 블로그나 검색해보기로 했습니다."
대조 강조: "3시간 삽질 후 React 공식문서 확인, 5분만에 해결"
질문형 마무리: "좋지 않을까요?"
동기부여: "생각보다 달성 가능한 목표일 수 있습니다."
(문장은 예시일뿐, 상황에 따라 맞춰서 어휘와 표현을 바꿔야 합니다. 단순히 문체에 대한 가이드입니다.)
2. 유저 프롬프트
나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대한 비평을 쓰고 싶음.
형식은 블로그 글이고, 오소독스한 영문학적 해석에 대한 비판과 함께 글을 전개할거임.
내 아이디어는 오소독스한 해석은 벤자민 버튼의 생애의 특수성을 제시하지만 - 실제로는 벤자민 버튼의 생애 또한 무력한 상태로 탄생(힘없는 노인)- 활동적인 소년기(장년의 모습을 한) - 인생 최고점인 중년기 - 점점 통제력을 잃어가는 노년기(소년의 모습을 한) - 그리고 임종의 형태를 하는, 오히려 일반인과 동등한 형태로 무력하게 태어나 전성기를 맞고 다시 무력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생애를 살고 갔다는 점을 지적하며 논리를 전개하고 싶어.
또한 벤자민 버튼은 요람(crib)에서 태어나 다시 요람에서 fade out 하는 구성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는 from cradle to grave라는 이디엄과의 아이러니 또한 생각나게 함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편으로는 벤자민 버튼의 생애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고 벤자민 버튼이 “죽었다”가 아닌 소설에서 “fade out” 했다고 표현했으므로, 정말로 죽었는지는 알 수 없으며 그 뒤에 이어지는것이 다시 성인으로 성장하는 영원회귀일지(이 부분에는 War das das Leben? Wohlan! Noch einmal!을 살짝 인용하면 멋있을듯), 죽음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내용의 이야기도 하고 싶어.
3. AI 결과물
가장 중요한 점: 당신이 무엇을 쓰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제가 제시한 프롬프트의 내용은 명백합니다. 비평을 쓰고 싶고, 오소독스 영문학 해석을 비판하고 싶고, 특수성을 부정하고 일반성을 강조하고 싶고, 요람에서 요람으로 돌아가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 싶고, 영원회귀 사상을 살짝 인용하고 싶다는 거죠. 이렇게 제가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니까 AI 또한 좋은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당신도 만약 좋은 AI 글을 작성하고 싶다면 당신이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건 AI가 아니라 일반 작문을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원칙이에요.
당신이 읽고 싶지 않은 글, 당신이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권유할 수 있나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멈춰서서 생각해봅시다. "나는 글로서 뭘 표현하길 원하는걸까?"
마무리: AI 글쓰기, 두려워하지도 무시하지도 마세요
정직하게 고백하자면, 저도 한때는 좌절했습니다.
“AI가 이렇게 글을 잘 쓰는데, 이제 내가 글로 경쟁할 수 있을까?”
특히 제대로 프롬프트를 작성한 Claude의 글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문장력, 구성력, 심지어 유머 감각까지. 어떤 부분에서는 제가 쓴 글보다 나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AI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최고의 파트너예요.
제 아이디어와 경험을 AI의 문장력과 결합하니까,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었던 퀄리티의 글이 나오더라고요. 마치 1인 기업이 10명의 작가팀을 고용한 것 같은 느낌?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AI한테 시켜봤는데 별로던데?”라고 생각하셨다면, 오늘 알려드린 방법으로 다시 한번 시도해보세요.
당신의 고유한 경험과 AI의 표현력이 만나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예요.
혹시 이 방법으로 글을 써보신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댓글로 공유해주실래요? 저도 궁금하네요. 🚀

출처 표기: 이하나 · 수정 / 2차 저작물 작성 시 동일한 라이선스로 공유해야 합니다.
License / Attribution Info
- 라이선스 전문: 로컬 사본
- 원문: CreativeCommons.org
- SPDX ID:
CC-BY-SA-4.0